2015년 12월 15일 화요일

[잡생각] 돌연변이 슈퍼휴먼 "음악과학자"들이 예술의 지평을 확장한다

그동안 여러 명의 "음악과학자"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데이비드 코프(David Cope), 도냐 퀵(Donya Quick), 메이슨 브레튼(Mason Bretan), 프란시스코 비코(Francisco Vico) 등이 바로 그들 입니다. 달리 더 좋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음악과학자"라는 표현을 시도해 봅니다. 음악가라는 설명만으로 또는 과학자라는 설명만으로는 이들에 대해 설명해 낼 수가 없습니다. 이들은 연결점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음악과 컴퓨터 사이언스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좀 더 통합적인 시선을 통해 바라봄으로써 음악을 창작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일군의 음악과학자들은 감성적 영역으로 이해되는 음악에 대해 과학적 이해를 시도함으로써 기계가 인간의 감성과 창의력에 대해 이해하고 배우도록 합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예술적 창작행위를 할 수 있는 기계, 인간과 감성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또 인간과 기계의 콜라보를 통해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인간의 예술도 아니고 완전히 로봇의 예술도 아닌, 인간과 로봇이 함께 만들어 내는 전혀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이끌고 있습니다.

학제간 융합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공자들이 모여 각자의 관점이나 지식을 나누다 보면 각각의 영역에만 머무르던 아이디어들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것 없이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기술과 문화를 결합하려는 CT(Culture Technology), 예술과 경영을 결합하려는 예술경영(Art Management) 등이 바로 그 예 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예술의 접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다보니 융합이라는 것이 서로 다른 한 가지 능력을 갖고 있는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때 보다 여러 가지 능력을 한 사람이 갖고 있을 때 더 큰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다릅니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서로 다른 종인 두 개체가 만나 새로운 종으로 진화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서로 다른 종인 이 둘은 아마도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 몇 세대에 걸쳐 아주 느리게 새로운 종으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여러 종의 DNA를 한 몸에 갖고 있는 개체가 있다면(일종의 돌연변이) 이 개체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동시에 아주 빠른 속도로 새로운 종으로의 진화를 시도할 것입니다. 음악과 컴퓨터 사이언스라는 서로 다른 종류의 DNA를 한 몸 안에 갖고 있는 이 "음악과학자"들이 인간 고유의 정신활동인 예술을 인간과 기계의 협력 또는 경쟁 관계로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음악인이자 동시에 컴퓨터 사이언티스트이기도 한 이 슈퍼휴먼들이 인간 예술의 영역을 전혀 새로운 지평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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